2019 Spectres of the State Avant-Garde

Exhibition / Assitant Curator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2018
Spectres of the State Avant-Garde, Venice Biennale Korean Pavilion 2018


기획의 글
2018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한국의 현대 건축과 국가의 복잡한 관계에 대해 질문하고자 했다. 서울의 도시 구조를 비롯해 여러 제도와 체제의 가까운 기원이 되는 1960년대 말은 국가의 계획 이데올로기와 건축가의 비전이 뒤엉켜 있던 시대였다. 억압적인 발전 국가는 역설적으로 유토피아적 이상을 꿈꾼 건축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국가”와 “아방가르드”라는 형용 모순적인 단어의 병치를 통해 권력과 상상력 사이의 교차점, 억압적 정치체제와 유토피아적 이상이 빚어낸 간극을 드러내기 위해 한국관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이하 기공)에 주목했다. 1965년 설립된 국영 건축 토목 기술 회사인 기공은 항만, 수도, 교량 같은 인프라스트럭처에서 세운상가, 박람회 파빌리온 등의 건축물에 이르는 국가 주도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김수근, 윤승중, 김석철, 김원, 유걸, 김원석, 전상백, 기흥성 등 이후 한국 건축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이들이 모두 거쳐간 기공은 당대 최고의 용역 설계회사였다. 동시대 서구의 급진적 건축 실험과 유사하게 몽상적이기도 했고, 개발 계획에 맞추어 대단히 현실적이기도 한 이들의 작업은 서울의 하부 구조와 한국 도시 계획의 원형이 되었다. 초기 도시화와 산업화를 주도했고 여러 건축가와 엔지니어
들을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공의 역사와 활동은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기억의 파편으로 남아 있다. 이 쓰이지 않은 역사, 기록되지 못한 기억에서 전시는 출발 했다.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은 어긋난 시간의 중첩을 무대화했다.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분류되지 못한 과거를 불러내는 동시에 이제는 잘 묻지 않는 미래를 흐릿하게나마 그려보려 했다. 충실한 아카이브가 부재하는 가운데 기공의 작업에 관한 평가는 한국 현대 건축의 신화적 기원과 정치적 결탁이라는 양 극단을 오간다. 이 전시는 이를 유령으로 이름 붙여 과거에 대한 현재의 책임을 묻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한국관은 1960년대 기공의 프로젝트에 내재해 있는 모순과 역설에 주목했고, 이를 오늘의 문제를 대면하기 위한 거울로 삼았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물었던 엑스포70 한국관은 더이상 단일 민족국가를 유지할 수 없는 한국에서 국가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토피아적 이상도시와 군사 퍼레이드를 위한 극장 사이를 오간 여의도에서는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공공 공간의 가능성을 되묻는다. 입체 슬럼과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방파제, 재생의 본보기를 거쳐, 다시 을지로 재개발의 한가운데 서 있는 세운상가는 도심 재생과 재개발의 방법을 묻는 시험대이다. 그리고 박람회 가설 구조물이 사라진 곳에 들어선 공단과 벌집촌을 거쳐 테크노밸리로 탈바꿈한 구로에서는 한국 자본주의를 가장 낮은 곳에서 지탱해온 파편적인 단서를 단순히 기록하거나 상찬하는 대신, 문제의 기원을 되짚어 내일을 모색하기 위한 근거로 삼고자 했다.

두 개의 아카이브
1층 제1전시실은 1960년대 기공에 대한 두 개의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부재하는 아카이브’는 온전하게 역사회되지 못한 기공으 네 프로젝트(세운상가, 구로 한국무역박람회, 여의도 마스터플랜, 엑스포70 한국관)의 파편들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기록되지 못한 것, 한낱 보고서의 그림으로 남은 건축가의 실패한 이상을 수집한다. ‘도래하는 아카이브’는 이번 전시에서 생산되는 비평적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장소이다. 전시 기간 동안 진행하는 포럼을 통해 기공의 유산을 검토하고, 한국 현대 건축과 국가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조건과 예술적 실천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한편 영상작가 서현석의 <환상도시>, 사진가 김경태의 <참조점>, 소설가 정지돈의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는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기공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미래의 고고학
제2 전시실은 기공의 ‘부재하는 아카이브’를 참조삼은 지금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김성우는 ‘세운상가’를, 최춘웅은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설계회사는 ‘엑스포70 한국관’을, 바래는 ‘한국무역박람회’를 재해석한다. 이들의 작업은 과거 건축가들의 유토피아적 열망과 제한된 상상력을 비판하는 동시에 국가 아방가르드의 잔해 속에서 사라진 자유공간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 콜라주, 설치, 모형,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간을 중첩시켜 역사적 공간에 개입하는 이 작업들은 과거의 해석을 통해 오늘의 결과를 파헤치고 내일의 가능성을 꿈꾼다.


사진: 김경태(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19.03.27 - 2019.05.26
3, Dongsung-gil, Jongno-gu, Seoul, Republic of Korea
ARKO Art Center 1, 2 Exhibiton

Artist: Choon Choi, Hyun Seok Kang, Gunho Kim (SGHS), Hyun-Suk Seo, Jidon Jung, Jinhong Jeon, Yunhee Choi (BARE), Kyoungtae Kim (EH), Sungwoo Kim (N.E.E.D. Architecture)

Commissioner: Arts Council Korea
Curator: Seongtae Park
Co-curators: Choon choi, Junghyun Park, Dahyoung Chung
Associate Curator: Heejung Kim
Assistant Curator: SungKyu Jung
Scenography: Yongju Kim
Graphic Design: Studio fnt
Editors: Sangho Kim, Junghyun Park
Curatorial Assistants: Naye Oh
Exhibition Photography: Kyoungtae Kim (EH)